[오픈 업] “전자담배는 안전한가요?”
약 5년 전 32세의 필리핀계 남성을 치료한 적이 있다. 그의 어머니는 평생 간호사로 열심히 일했지만 아버지는 한 직장에 오래 있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도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쉬운 일만을 찾으려 했고 어머니는 그에게 간호학교 입학을 권했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처럼 일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싱글벙글 웃으며 찾아 왔다. 좋은 사업을 소개받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전자담배(E Cigarette) 판매 사업으로 자본도 필요 없다고 했다. 당시 전자담배에 대해 많이 알려진 것이 없었고 다만 금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조사해 보니, 전자담배란 배터리를 사용해 니코틴 액체를 가열해 기체로 만들어 흡입하는 기구였다. 담배는 아니지만 담배 관련 제품(Tobacco Product)으로 분류됐다. 니코틴이 주성분이지만 다른 화학 물질들(니켈, 납, tin 등)이 작은 입자로 폐 속 깊숙이 침투한다고 것이다. 아무래도 전자담배도 중독의 가능성이 있을 듯해 그를 말렸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 후 근무했던 카이저 병원에서 은퇴하는 바람에 더는 그의 소식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9월 초 미의사협회학술지(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전자담배에 대한 내용이 소개돼 관심 있게 읽었다. 전자담배는 Vapes, Vape Pens, Sticks,E Hookahs, Hookah Sticks, Mods, Personal Vaporizer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기구도 USB 플래시 드라이브나 펜, 라이터 모양 등 다양하고 냄새도 사탕,과일, 박하향 등 많다. 담배 용액(E liquid , E Juice) 안에 마리화나나 다른 약물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전자담배는 현재 미국의 중고교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담배 관련 제품이다. 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고교생의 10%. 중학생의 4.6%가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210만 명의 청소년이 사용한다는 의미다. 성인 가운데는 4.5% 가량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전자담배 흡연(vaping)과 일반 담배(smoking)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가지 다 니코틴과 그 외의 물질을 호흡을 통해 폐 속으로 들여 보낸다는 점은 동일하다. 담배는 담배를 태워서, 전자담배는 액체를 가열해 그 속에 포함된 니코틴과 다른 화학 물질들을 폐 속 깊이 흡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담배 관련 물질은 안전하지가 않다. 전자담배가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심각한 의료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청소년 두뇌 발달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임신 중 전자담배 흡연은 조기 분만, 저체중 신생아분만, 태아의 허파와 두뇌 발달을 방해한다. 니코틴은 중독성이 강하고, 내성이 생기며, 대인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로 인해 학업이나 직장 생활 등에 악영향을 준다. 젊은이 중에는 전자담배 사용으로 간질 발작을 일으킨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니코틴 중독 치료 방법으로 지속적인 대화를 권한다. 전자담배를 끊고 싶어하는 청소년들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지속해서 대화를 유지한 것이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금연을 원하는 성인에게 전자담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연 후에는 전자담배 사용도 중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왜냐하면 전자담배도 오래 사용하면 중독의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전자담배는 FDA(식품의약청)으로부터 금연용으로 승인도 받지 못했다. 전자담배는 청소년들에 중독성이 강하다. 또 청소년이 장기간 사용 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아직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특히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전자담배 안전 전자담배도 중독 전자담배 흡연 전자담배가 담배